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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의 의료유통 전문회사인 걸프드럭은 중동에서 대표적인 의약품과 의료기기 유통회사로 손꼽힌다. 이 회사는 직원수가 100명 내외로 많지 않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수시로 모였다 흩어지는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회사는 1969년 설립돼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제품 생산과 제조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판매 수익의 10~15%를 차지하는 알짜배기 회사로 꼽힌다. 매출액은 300억원 규모지만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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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실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한꺼번에 구매해주는 유통 전문회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새롭게 설립하는 병원이 많은 국가에서 활발하다.
걸프드럭 같은 유통회사는 병원의 건축부터 유통, 구매 등을 담당한다. 병원이 걸프드럭과 ‘수술실’을 계약하면 수술실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 올림푸스의 내시경, 드레가의 치료 장비, 스테리스의 수납 장비 등 40개 제품을 조합한다. 병원은 예산에 맞춰 장비를 선택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뺄 수도 있다.

병원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고가의 의료장비도 구매해야 한다. CT는 보통 20억원에 이르지만 다른 병원들의 장비를 여러대 구매한 유통회사를 통하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유통회사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마진을 챙긴다.

또 병원은 의료소모품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미리 다량을 구입해야 하지만 보관 공간이 부족하다. 유통회사를 통해 소모품을 사전구매하면 보관까지 맡아준다.

중동 지역은 국가별로 대형 유통회사를 10개 이상 두고 있다. 큰 투자가 필요하지 않아 매력적인 사업모델로 꼽힌다. 대신 정부와 병원간의 네트워크가 필수다. 걸프드럭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정부가 의료서비스에 비용을 투자하면서 의료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신뢰하는 대형 유통망에 편입해야 매출 확대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병원이 직접 유통회사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UAE의 애스테 헬스케어 그룹은 8개 병원과 별도의 유통회사를 두고 있다. 의료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새로 설립하는 병원이 많은 국가는 유통회사의 역할이 크다. 중동, 중앙아시아, 중남미 지역이 대표적이다. 영리병원을 운영하는 미국은 보험회사가 주로 유통을 전담한다.

의료 수출기업인 유니컴퍼스 이영진 대표는 “국내 병원들에 유통회사 설립을 허용하면 제품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대신 병원을 해외로 수출할 때는 건축부터 유통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회사와의 연계가 이득”이라고 말했다.

 

출처:조선비즈 임솔기자 2015.02.09